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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기계의 몸을 하고 온 신 혹은 죽음

[간단리뷰] 영화 <엑스 마키나>

드라마, SF, 스릴러 / 미국, 영국 / 108분 / 2015.01.21 개봉

감독 : 알렉스 가랜드

출연 : 돔놀 글리슨(케일럽), 알리시아 비칸데르(에이바), 오스카 아이삭(네이든)

 

프로그래머 '케일럽'은 회사 내 이벤트에 당첨되어 회사 CEO이자 인공지능 분야의 천재 개발자 '네이든'의 호화별장에 초대된다. 외부와 철저히 격리되어 있는 네이든의 별장이자 비밀연구소에 초대받은 케일럽은 그 곳에서 네이든으로부터 새로운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받는다. 제안을 수락한 케일럽은 네이든이 창조한 매혹적인 A.I. '에이바'를 만나게 되고 그녀가 보여주는 인격과 감정이 진짜인지 프로그래밍 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튜링테스트'를 하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에이바의 돌발행동에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케일럽은 점점 에이바도, 그녀의 창조자인 네이든도, 심지어 자신의 존재조차도 믿을 수 없게 되고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는데...

 

로봇이 인간과 흡사한 외양과 감정까지 갖게 된다면 기존의 기계들과는 다르게 대해야 할까. 로봇이 뛰어난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감정을 놀라울 정도로 모방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연기라고 알아챌 수 있을까. 궁금하고 신기할 것 같은 미래가 아무 준비없이 현실이 되어 다가오면 예상하지 못한 두려움과 공포를 함께 데리고 온다. 고로 A.I.를 다룬 영화들은 대게 두렵고 어두운 미래를 그린다. 죄책감이라고는 1도 없는 에이바의 표정에서 더 처참한 미래를 상상하게 되는 영화.

 

영화에서처럼 엑스 마키나는 '데우스(신)'이 아니라 '데스(죽음)'과 함께 올 지도 모르겠다.

 

★★★★☆ 4.5   "설정만으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

 

*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계 장치로 (연극 무대에) 내려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 극의 사건 진행 과정에서 도저히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뒤틀어지고 비꼬인 문제가 파국 직전 무대의 꼭대기에서 기계 장치를 타고 무대 바닥에 내려온 신의 대명(大命)에 의해 해결되는 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