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의 시체들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매년 많은 수의 등반가들이 세계 최고봉을 정복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에베레스트를 찾는 만큼 이곳에는 회수가 불가능한 수많은 시신들이 잠들어 있다. 등반 중 체력이 고갈되어 동사한 시체,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앉았다가 깜박 잠이 들어 그대로 동사한 시체, 등반 도중 미끄러져 부상을 당하고 쓰러진 뒤 동사한 시체 등 가지각색의 사연을 갖고 에베레스트에서 영면을 취하고 있다.
1953년 이후, 에베레스트에서 숨진 사람의 수는 216명으로 알려졌으며 그 중 150구의 시신은 아직도 동결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해발 8,000 미터급의 고산에서는 시신이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시신의 보존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다. 덕분에 에베레스트 등반가들끼리는 설원에 널부러진 수많은 시신들 각각에 별명을 지어 그 시신의 위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한다고 한다. 그럼 지금부터 에베레스트의 시신들 중 유명한 시신들을 한번 살펴보자.
1번 사진 속 시신의 별명은 '그린부츠'로 1996년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중 눈보라에 휘말리면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현재 에베레스트 에서 가장 유명한 시신이다. 2번 사진은 깜박 잠이 든 후 그대로 사망한 시신이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면 이런 시신들을 피해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과 마주치는 것은 등반가들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다.
3번 사진은 1924년 추락사한 '조지 마로리'다. 그는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을 목표로 한 등산가였다. 이 시신은 사망 후 70여 년이 훌쩍 지난 1999
년이 되어서야 확인됐다. 1924년 등정한 뒤 하산 도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활락(절벽에서의 추락)에 의한 두부손상이 사인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정말 등정에 성공해 인류 첫 에베레스트 정복을 이룩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조지 마로리의 시신이 있는 곳은 다른 지역보다 특히 기후변화가 극심해 순식간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4번 사진은 저체온증으로 숨진 독일인 등산가의 시신이다. 에베레스트에서 죽은 최초의 여성 등산가로 알려졌다. 잠시 쉬는 사이에 깜박 잠이 들었고 그대로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죽은 동료의 시신을 거두기 위해 함께 등반했던 동료들이 다시 에베레스트를 찾는 일도 있다. 아래 사진(5번, 6번)이 그런 경우인데, 6번사진에서 시신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당시 등반 중 부상을 입은 동료 여성 등반가를 홀로 두고 내려왔다고 한다. 부상을 입고 남겨진 동료는 당연히 사망했다. 비정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장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부상을 입은 동료를 끌고 가다가 하산시간이 지체되면 일행 전체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그녀를 두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부상당한 동료는 “제발 날 두고 가지 마"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를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료들은 몇 년 동안 자금을 모아 다시 한 번 에베레스트를 찾았고, 숨진 채 남겨져 있던 그녀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한다. 참고로 에베레스트 1회 등정 비용은 한화로 1인당 약 5천여만 원이 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신은 2005년 하산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시신으로 7번과 8번 사진 모두 동일인물이다.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이 등반가는 산소마스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해발 8,800미터, 정상에 거의 가까운 지점에서 발견되었다. (에베레스트의 높이는 약 8,848m) 때문에 에베레스트 등반가들은 이 시신을 보고 정상에 거의 다 왔음을 알아차린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등반가들이 마주쳐도 불쾌하지 않을 거의 유일한 시신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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