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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떨리는 스릴러를 기대했다가는 대략난감

말리부온더락 2025. 9. 11. 15:24

[리뷰] 영화〈조디악 ZODIAC〉

* 2008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스릴러, 범죄 / 156분 / 미국 / 개봉 2007.08. / 15세이상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라는 말도, '제이크 질렌할'이 나와서도 아닌 약간 무섭고 어두컴컴한 스릴러가 땡겨서 본 건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본 〈조디악〉은 스릴러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같다.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실존한 연쇄살인마와 그를 쫓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국내에서는 이 영화를 두고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쇄살인범의 등장.
둘째, 현재까지 미해결사건으로 남은 점.
셋째, 고답적이고 무능력하기 그지 없었던 당시의 공권력과 언론들.


차이가 있다면 〈살인의 추억〉은 범행과 범인, 용의자, 그리고 그를 쫓는 형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조디악〉에서는 범인에 끌려다니는 공권력, 이해타산적인 언론, 그 사이에서 하나둘 상처입고 지쳐가는 인물들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엔)

조디악(혹은 조디악킬러)은 19세기 영국에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에 빗대어지는 1960년대에 실존했던 미국의 연쇄살인마로 앞서 말했듯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태연스레 살인을 즐겼고 범행 후 스스로 그 현장을 신고하기도 했으며 경찰과 언론을 조롱하듯 살인을 미리 예고하거나 마치 퀴즈놀이라도 하는 듯 암호화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영화의 시작부터 조디악의 무차별 살인이 시작되길래 "오~ 시작부터 이 정도라면!"이라며 즐거워 했지만 중반부터는 다큐멘터리 뺨치는 자료조사, 자료조사, 자료조사, 조사, 조사, 또 조사... 그래도 끝까지 기대를 놓지 않고 선혈이 낭자하는 장면을 기다렸는데 갑자기 올라가는 엔딩크레딧... ㅎ


하지만 연쇄살인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새로워 흥미롭기도 했다. 두 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을 견딜 수 있거나 〈에이리언3, 세븐, 파이트클럽 등을 연출한 '데이빗 핀쳐' 감독의 연출력을 알아볼 수 있다면 괜찮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로다주'와 '마크 러팔로'가 어벤져스 에서 각각 아이언맨과 헐크로 세상을 구하기 전, 고작(?) 연쇄살인범 하나를 못 잡고 폐인이 되는 모습을 조디악에서 만날 수 있다.